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것과는 상반된 이미지로 다가오는 것들이 있는데, 내게 가을이란 이미지가 그렇다. 파랗고 높은 하늘과 풍성하고 여유로움의 느낌이 아니라, 길고 고된 겨울을 숙명처럼 마주해야 하는 비장함의 무게가 프렌치 프레스 처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가라앉는, 그런 느낌이다. 날이 흐린 날은 더욱 더 그렇다. 불을 켜두고 조용히 앉아 켜켜이 쌓여가는 가을의 무거움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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