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바로셀로나로 여행을 떠났다. 특별한 계획은 없었고 오래전부터 작은 도시 한곳에서 오랜시간 머물러보는 여행을 하고 싶었었는데, 그 첫 여행지가 바로셀로나가 되었고 한달간의 일정으로 떠났다. 그저 철저하게 현지인처럼 지내 볼 요량으로 말이다. 바로셀로나에서는 고딕지구라는 올드타운에 작은 원베드룸을 빌려서 지냈다. 작고 복잡하게 연결이 된 오래된 골목길 안에 위치한 집으로 렌트한 곳은 3층이었다. 도착한 날부터 매일 바로셀로나의 모든 골목길을 어슬렁거렸다. 그냥 걷다가 보면 골목길은 어디로든 연결이 되었다. 끊기거나 막히는 곳이 없었다. 한참을 이리로 저리로 길을 따라 걷다가 보면 집 근처가 나오는 신기한 골목길들. 걷다가 힘이들면 아무곳이고 주저앉아 담배를 한대 태웠고,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그 골목길에 그렇게 앉아 있으면 각 골목길을 휘휘돌아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했다. 그 바람 속에는 다른 골목길을 지나치며 그 길 위에서 만난 여러가지 냄새와 소리를 가져왔다. 그 달콤한 바람을 따라 다시 일어나서 걷기라도 하면 영락없이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바닥에 앉아 벽에 기대고 그들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아, 이런게 꿈같다는 느낌이구나’ 했다.

열어놓은 거실 창을 통해 가득 들어 온 가을바람이 그 곳의 기억을 불러왔다.

 

Last Updated by August 16, 2014

<  Portland, 라떼와 같은 도시.

한강을 건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