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붉은 노을을 마주한 것이. 이런 노을을 마주하면 그 노을이 시작된 곳에서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내내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노을은 자신이 닿을 수 있는 모든 곳을, 모든 것을 불안하게 물들였다. 그곳을 멍하니 바라보는 내 얼굴도 발갛게 물들었었겠지 싶은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얼굴로 손이 올라갔다. 내 얼굴에 불안이 물드는 것이 마땅치 않았다.

노을은 그래서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