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고는 쏟아지는 잠을 못이겨 한시간 가량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4시가 넘었고 안방이 온통 붉게 석양의 빛이 들어차 있다. 거실로 나가 물 한잔 마시려다 안방 문 앞에 놓인 거울과 소품에 석양이 내려앉아 걸려있는 것을 보고 잠시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가끔 이렇게 잊지않고 찾아주는 무엇인가가 있어 마냥 외롭지만은 않다는 표정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찾아와 쉴 수 있는 사람일까…잠시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