厦门(2006)

찰칵.

이제 얼마 후면 카메라에 남겨진 물리적인 이미지만이 그 순간의 기억을 간직하고, 내 기억은 디지털화 된 비트의 이미지에 의존하여 더듬더듬 그 순간들을 회상한다.

세상을 바라보고 그 순간을 촬영하는 시점, 거기 까지가 온전히 나와 세상에 완벽하게 의존하는 행위의 시작이자 끝이다. 그 후부터는 저 비트로 새겨진 이미지를 바라보며 앙금처럼 남은 그 당시의 온기 정도를 가진 기억에 의존한다. 그래서 그 불완전한 기억의 절벽에 서면 매번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트로 남겨진 이미지는, 그것이 또 다른 물리적인 충격을 받지 않는 이상 절대로 변하지 않는 순간이지만,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억하는가?


<기억>이란 주제로 2005년에서 2007년 초반까지 중국에서 촬영이 된 사진들은 모두 패닝 기법으로 작업이 되었습니다. 패닝은 일반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생동감 있게 촬영을 하는 기법으로 스포츠 경기 촬영에서 자주 사용이 되는 기법인데, 이 주제 촬영에서는 피사체도, 촬영자인 본인도 같이 쌍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태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당시 개인적인 시간을 내어 사진 작업을 따로 할 시간이 여의치 않아 중국에서 사는 동안, 출퇴근 차량에서 차창문을 통해 수년간 진행한 작업이었습니다. 본 작업의 사진은 Sony DSC T 시리즈로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