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滨北路,厦门(2005)
내 기억 속에 이 여성은 사진 속의 모습이 아니라, 멀리서 자전거를 타고 내가 타고 있던 출근 차량으로 폐달을 밟으며 빠르게 다가오는 모습이었다.
사진으로 보여진 그녀의 모습은 그저 나와 평행으로 만난 그 시점에서 셔터를 눌러 사진기가 캡쳐 해냈을 뿐이다. 그것이 저 사진 속 순간을 기억하는 내 기억이다. 결국, 그 순간의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고, 그녀를 촬영하던 나를 기억 할 뿐이다.
그런데 그녀에 대해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게 된 것은 카메라가 찍어낸 이 사진 속의 여성이 되어버렸다.
난 무엇을 기억하는 것일까.
<기억>이란 주제로 2005년에서 2007년 초반까지 중국에서 촬영이 된 사진들은 모두 패닝 기법으로 작업이 되었습니다. 패닝은 일반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생동감 있게 촬영을 하는 기법으로 스포츠 경기 촬영에서 자주 사용이 되는 기법인데, 이 주제 촬영에서는 피사체도, 촬영자인 본인도 같이 쌍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태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당시 개인적인 시간을 내어 사진 작업을 따로 할 시간이 여의치 않아 중국에서 사는 동안, 출퇴근 차량에서 차창문을 통해 수년간 진행한 작업이었습니다. 본 작업의 사진은 Sony DSC T 시리즈로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