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land에 방문을 했다. 엘에이와 샌프란시스코 출장에서 쌓였던 피로 때문인지, 오늘 아침부터 계속 비몽사몽이어서 빨리 뜨거운 커피를 한잔하고 싶었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을 유심히 살펴보니 역시나 스타벅스는 시선이 닿는 곳곳에 있었지만, 로컬 커피를 마시고 싶어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자마자 Pearl District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Pearl District로 들어서니, 예전에는 창고 물류센터로 사용을 했던 창고지역으로 보인다. 붉은색 벽돌로 튼튼하게 만들어진 큼직한 창고 건물들을 까페와 식당으로 리모델링을 했는데, 창고라는 특유의 러프함과 각 매장마다 유니크한 인테리어가 만나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는 늦가을, 차가운 바람에 살짝 움추리고 앉아 이곳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따뜻한 라떼를 마시며 잠시 주변의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 친구와 함께 맥주를 마시며 담배를 태우는 남자, 짧은 검정 가죽 치마에 보라색으로 머리를 탈색한 여자, 후드를 장착한 렌즈를 자랑스럽게 캐논 바디에 달고는 두리번 거리며 길을 걷던 중년의 남자. 큰 배낭과 기타를 들고 오랫동안 씻지 않았는지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걸어가던 젊은 남녀 셋…문득, 이 도시는 동부의 브룩클린과 보스턴의 분위기 그리고 서부 특유의 Naive함이 같이 공존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정확히 이 도시를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짧게 있을 며칠간의 시간동안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겠지,하며 생각의 페이지를 살짝 접어두었다.
Barista라는 곳에서 마신 라떼는 정말로 맛이 있었다. 강하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커피향이 “Portland는 이런 도시입니다”라고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 어쩌면 Portland는 라떼와 같은 곳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