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도시를 걷다보면 길 곳곳에서 이런 공공수도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곳에서부터, 작은 골목길 뒷켠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 수도는 지나던 행인이나 노숙자들이 마시기도 하고 반려동물들 데리고 다니다가 갈증을 느끼는 동물들에게도 먹인다. 물을 마시고 바닥에 고인 물들은 새들이 날아와 마시기도 한다. 더운 여름날이면 아이들이 작은 동네 광장에 마련이 된 이곳에서 물장난을 하며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그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한 여름의 골목길을 가득 메우고 더위를 날려준다.
이런 깨끗한 식용수가 도시 곳곳에 무료로 누구에게나 제공이 된다.
여러 골목길과 골목길이 만나는 곳의 작은 광장에 마련 된 수도에서 목을 축이고, 벤치에 앉아 담배를 한대 태우며 수도를 한참 바라보며 따뜻함을 느낀다. 이 도시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느껴진다.
벤치마다 팔걸이를 만들고, 상점 윈도우 밖 바닥에 요철을 밖아 노숙인들이 눕지 못하게 디자인을 사용하는 얼음장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내가 어쩐지 측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