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진 속에 보이는 이미지는 빛을 막아내지 않고 그저 그 빛을 내보내 준 ‘틈’이 만들어낸 것일까, 아니면 빛을 온몸으로 막아낸 피사체들이 만들어낸 것일까?”
촬영한 사진을 보며, 혼자 중얼거려본다. 그리고는 마치 理气론 논쟁이라도 할 듯, 질문을 곱씹어 생각에 잠긴다.
이러한 철학적인 논의들은 분명 각각의 시선에 따라 다른 원인들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논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주제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수많은 다른 시선과 의견에는, 이러한 문제를 향한 원인이나 방법에 대한 각각의 논의를 뒤로하더라도, 이미 우리가 마주한 결과, 즉 현실에 나타나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렇게 실재하는 문제여서 가능한 빨리 해결해야하는 사안들이 있기도 하다.
그래, 그러고보니 세상살이 마주한 많은 사회적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실재하는 결과와 현실에 대해 우리는 먼저 동의하고, 그것을 풀어낼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실재하는 문제들에 대해, 각각이 생각하는 원인에 대한 서로의 시선에 대해, 옳다&그르다를 논하는데 더 집중을 하는 세상의 모습을 보면, 그 논의의 가운데 있는 놈(者)들은 참으로 여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도 하게된다.
그러한 여유는 우리같은 무지렁이들이 누릴테니, 네 놈(者)들은 치열하게 마주한 결과에 대한 문제를 풀어낼 방법을 토론하기를 바라며, 언제가 되었든 싸구려 와인 몇 병 앞에 두고는 사진 좋아하는 이들과 저 문제에 대해 쓰잘데기 없는 이바구나 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