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 A Moment, Beyond the Story

Jersey City, New Jersey | Leica M11 | Summilux 35mm f/1.4

언제부턴가 나무 보다는, 쇠(iron, metal) 소재가 좋아졌다. 나무가 가지는 복잡한 텍스쳐 보다는 쇠가 가지는 심플하고 간결한 느낌이 좋았고, 따뜻한 질감 보다는 딱딱하고 차갑지만 쇠가 가지는 무게와 굳건함 같은 느낌과 에이징이 된 쇠가 가지는 그 자체의 중후함이 주는 어떤 먹먹한 느낌이 좋았다.

집에서 사용하는 다이닝 테이블은 나무와 쇠가 결합된 스타일의 테이블이다. 테이블 상판은 1800년대 미국의 어느 기차역 건물에 사용이 되었던 것인데, 그 기차역을 철거하면서 나온 나무를 가져다가 가공한 reclaimed wood고, 그 상판에 두꺼운 iron으로 다리를 만들어 부착한 테이블이다. 15년 전 현재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구매한 테이블이다. 1800년대에 가공이 된 나무이니 우리가 사용한 15년이란 시간의 더함이 뭐 대단할까 싶지만, 우리의 시간과 그 흔적이 상판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런데 이 테이블의 다리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묘해진다. 15년이란 시간, 무거운 나무 상판을 자신의 어깨에 올려두고 묵묵히 버텨내고 있는 모습이라니, 뭔가 쓸쓸하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하고 그렇다. 그렇게 종종 이 쇠다리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보면, 이렇게 눈에 잘 띄지 않는,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늘 이런 쇠와 같은 존재들이 있겠지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어제 오후,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간에, 테이블 다리에 빛이 살짝 내려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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