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은 발길을 끊은지 오래이지만, 난 카톨릭 신자였다. 세례까지 받은. 성당을 찾는 일이야 미사를 드리는 일을 제외하면 아주 간혹 생기고는 한다. 길을 지나다 문득 교회를 만나면 그저 들어가 보기도 하고, 여행을 떠난 길에 마주하는 성당에 들려 잠시 숨을 고르기도 한다. 그렇게 간혹 들려보는 곳이지만, 그 장소는 마음을 편하게 한다. 간혹 밑도 끝도없이 그냥 기대고 싶다는 생각을 할때도 있고, 다행입니다,라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어쩌면 조금씩 더 그곳을 자주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 언제고 다시 발길을 돌려 제자리로 돌아가는 날이 오겠지 싶기도 하다. 만약, 그런일이 생긴다면, 그렇게 먼 길을 돌아온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지쳐있거나, 후회만 가득한 모습이 아니길 바래본다.
‘오랜만입니다. 어때요. 그래도 저 잘 했지요?’라고 편하게 웃으며, 그렇게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