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rsey City, New Jersey 2025 / Leica M11 / Summilux 35mm f/1.4
어린 시절 막연하게 미술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커 왔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은 늘 나에게 미술을 할 것을 권유했지만, 집에서는 늘 반대였다. 결국 고등학교 진학을 하면서 미술이라는 진로에 대한 마음도 내려놓게 되었다. 누군가의 반대보다는 내 열정이 그만큼 미치지 못한 탓이 더 컸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와서 취직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회사 부장님의 컴퓨터 화면에 열려 있던 어떤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내 눈을 사로잡았었다. 그때 로모(LOMO)라는 사진기를 처음 알게 되었고, 며칠 동안 미친 듯이 로모로 촬영한 사진들을 찾아보면서 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그렇게 바로 사진기를 주문했고, 처음 받은 LOMO를 들고 살고 있던 아파트 단지를 돌며 촬영을 했다. 그리고 그 첫 롤을 현상해서 스캔을 맡겨 결과물을 찾았던, 그 설레던 날을 지금도 기억한다.
우연히 내 인생에 찾아온 사진은 내 삶에 정말 큰 변화를 주었고, 잊고 있던 미술에 대한 갈증을 대신하게 해주는 큰 전환점을 갖게 해주었다.
모처럼 카메라를 꺼내어 청소를 하며 옛 기억에 잠겨 즐거운 추억들을 회상했다.

청소를 하던 중에 아무 생각없이 필름 백을 열었는데, 젠장, 필름이 들어 있었다. Agfa Vista라니. 아마 아주 오래전에 넣어 두고는 그 상태로 잊고 있었나 보다. 저 필름 속에 언제, 무엇이 찍혔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확인할 수도 없게 되어 버렸으니 아쉽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