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Korea 2026 / Leica M11 / Summilux 35mm f/1.4
툭…
꽤 낯선 기분이었고 살짝, 아주 살짝 몸에 떨림이 있었지만, 어쩐지 마음은 차분한 상태였다.
지난 4월 개인 업무 처리를 하기 위해 중국 하문(Xiamen, 厦门)에 열흘 일정으로 방문을 했다. 주말이 되기 전 짧은 일정 내에 업무를 처리 해야했고 더 늦춰지면 안되는 일이라 하문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일 처리를 시작했다. 다행히도 중요한 업무는 3~4일만에 큰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일정의 마지막 날 예전에 근무하던 회사에 들려 필요한 나머지 개인 업무를 모두 마무리하고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3층에서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중국에서 일을 하던 시절 지겹게도 오르 내리며 다니던 계단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젠 이 계단을 걷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순간 지난 20년 동안 내 어딘가에 아주 힘겹게 간신히 붙어 있던 오래 된 무언가가 그 계단 아래로 떨어져 나간 느낌이 들었다.
툭…
걸음을 멈추고 계단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을 해야 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대로 호텔로 돌아갈 수가 없어 다시 발걸음을 돌려 5층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옥상 휴식 공간에 놓여진 테이블에 앉아 천천히 담배를 태웠다.
지금부터 여기서 내가 바라보는 것들은 다시 내 시선에 담아낼 수 없고, 지금부터 내 발이 내딛게 될 곳은 앞으로 다시는 디딜 수 없는 마지막 디딤이 될 것이다.
담배를 다 태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감고 잠시 길게 심호흡을 했다. 그래도 지난 시간 내가 기억하던 그곳 특유의 냄새가 느껴져서 다행이었다. 그리고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계단을 걸어 내려와 1층에 대기 중이던 차에 올라 타고 오랫동안 연을 맺었던 곳과 그렇게 조용히 작별을 했다.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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