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셀로나에 온지 2주가 되었다. 아침에 눈을뜨니 침실 창으로 바로셀로나 대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문득, 매일 아침 성당을 눈에 담고 하루를 시작하면 조금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2천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시와 그 도시의 곳곳에 들어서 있는 크고 작은 성당들과 오래된 건물들 그리고 그것들을 이어주는 골목길들이 이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무분별하게 부셔내고, 뜯어내어 옛 자취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서울과는 너무도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는 이 곳에서, 이 오래된 시간 위를 걸을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마주할 수 있는 것들이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와 위안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우리에겐 너무도 익숙하고 친숙한 것과, 깨끗하고 편안하지만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가득찬 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심적인 영향은 작지만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