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대 2002 / Canon A-1 / FD 50mm f/1.4
종종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그리고 낯선 타인과의 거리는 어느 정도의 유지가 적당한 것일까 생각하곤 한다. 아주 가까운 거리 안에서 어깨를 부딪쳐 가며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때로는 지나친 간섭이나 조언을 서슴없이 하는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멀찌감치 떨어져 서로가 알아서 각자도생하는 아련한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 보곤 한다.
결국 어려운 부분은, 적당함의 조건이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다자간의 관계 속에서 각각 모두가 100% 받아들일 수 있는 적당한 거리라는 것이 과연 합의될 수 있는 것인가 싶다.
사진은 오래 전 교대 <거북곱창>에서 촬영한 것이다. 인간과 인간 관계의 거리가 거의 밀착이었던 시절, 당연히 술집의 테이블 간격 역시 그런 인식에 기초하여 고스란히 물리적인 배치로 드러나 있었을거다.
당시에는 술집 테이블 간격이 옆자리의 이야기가 여과 없이 다 들릴 정도여서, 종종 오지랖 피우기를 좋아하는 이들은 옆 테이블 이야기에 불쑥 간섭을 하거나 맞네 틀리네 하며 자신의 일인 것처럼 끼어들어 맞장구를 치는 일도 흔하게 있었고, 그렇게 서로 몇 마디 건네다 아예 합석을 하게 되는 경우도 흔했다. 그러나 그런 일들이 언제나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는데, 종종 술에 취해 언쟁이 벌어지거나 말의 오해로 싸움이 일어나 소주잔이 날아다니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 시절을 돌아보면 우리는 낯선 타인과의 거리감에 대해 상대적으로 딱히 민감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고, 대부분은 그런 거리감을 불편하게 생각을 할 수 는 있어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물론 그 시절에도 이런 밀리미터 거리감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집단이 우선시되던 사회에서 그런 이들은 그저 까탈스럽고 이기적인 존재로 이야기 되고, 불편하면 무리에서 제외시키면 그만이었다. 그런 시절이었다.
20~30년 전 그때와 비교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꽤 멀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가끔은 무엇이 더 나은 것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뭔가 생각의 차이가 있는 이들과는 서로 다시는 닿을 수 없는 극단에 놓여진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불편해도 조금은 부딪히고, 지금 봐서는 절대 섞이지 않을 사람들이 모여 투닥이기도 하던, 그런 거리가 되려 필요한 시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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