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 A Moment, Beyond the Story

마술꽃

Nolita, New York 2026 / Leica M11 / Summilux 35mm f/1.4

만약 누군가 내게 미국에 처음 와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마 마트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 지어지거나 체인 형태의 마트를 제외하면, 사진 속 마트의 풍경이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편적인 모습이지 싶다.

사실 늘 온갖 식료품들과 생필품들이 마트 밖에 가득하게 쌓여 있는 풍경에 익숙했고 꽃은 꽃집을 찾아야 볼 수 있는 곳에서 살다 온 내게는 화려하고 풍성하게 진열된 꽃들이 있는 동네 마트의 모습 자체가 꽤나 신기하고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 분명하다.

처음엔 그랬다. 꽃들이 금방 시들어서 재고 관리도 힘들 텐데, 저 꽃들이 정말 팔리기는 할까?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그 생각은 그저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곳 사람들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지 않아도, 또 꽃집을 굳이 찾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꽃을 늘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셈이다. 낯선 동네를 걷다 지나치던 마트 앞에서도, 혹은 장을 보러 간 동네 마트에서도 말이다.

그렇게 꽃을 자주 마주치게 되고 얼마간의 돈으로 꽃 한 단을 살 수 있는 조건이라면, 누군가의 마음엔 오늘을 조금은 특별하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설렘 비슷한 것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트에서 꽃을 고르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길거리에는 삐죽하니 꽃이 담긴 장바구니를 들고 걸어가는 이들을 늘 볼 수 있다.

그저 필요한 것들을 봉투에 담아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무채색의 풍경이 될 법했던 순간이, 각자만의 특별한 색으로 변하게 되는 마법.

마술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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