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South Korea, 2026 / iPhone 16 Pro
제주 동쪽 평대리의 저녁은 아련함이 가득하다.
멀찍이 해를 등지고 있는 터가 되어 놓아서 그런지 길을 걷다 불쑥 어두워져 뒤를 돌아보면 불그스름하게 하늘 끝자락이 물들어 가고 있고, 그렇게 무심도 하지, 아무런 인사도 없이 한참 멀어진 하루를 떠나보내야 하는 곳이다.
이곳에 있으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소음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 바로 느낄 수 있다. 그저 골목길에 불어오고 나가는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없는 어둑한 길을 걷는 느낌이 꽤나 낯설고 신선하다.
그 적막하고 고즈넉한 길을 걷다 초승달이 나지막한 지붕에 놓인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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