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 A Moment, Beyond the Story

[연작] 문고리 – 경계

경복궁 Seoul, Korea 2025 / Leica M11 / Summilux 35mm f/1.4

한국 전통가옥의 문을 보면 늘 문의 기능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외부 침입을 방비하기 위한 보안의 기능과 역할로는 거의 무방비 상태가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누구든 마음을 먹으면 쉬이 뜯어내거나 파손을 할 수 있는 꽤나 취약한 문이고, 그 문에 달린 잠금장치들 역시 형편없이 약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우리 전통가옥의 문이 보안의 기능에 취약하게 디자인이 된 이유는, 어쩌면, 아마도, 그렇게까지 외부 침입에 대해 강력한 보안 장치가 꼭 필요하지 않던 사회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나뭇살에 종이를 풀질해 만든 문 하나를 두고 내외부의 경계를 삼았겠지만, 대부분 그 경계를 함부로 넘을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그저 문을 닫아 걸고, 또는 문을 열어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는 정도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으로 족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사실 지금도 한국인들을 보면 그렇지 않나. 마트의 물건이 길거리에 쌓여 있어도 누구 하나 그 물건을 가져갈 생각을 하지 않고, 남의 물건이 아무 데나 놓여 있어도 훔치거나 가져가는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신기한 곳. 그런 성품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었으니, 개인 주택에 튼튼하고 강력한 자물쇠나 문을 잠그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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