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Seoul, Korea 2025 / Leica M11 / Summilux 35mm f/1.4
최근 카메라를 새로 구입을 하면서 어도비의 라이트룸을 사진 편집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노출 보정 정도나 하는 용도로 생각을 하고 사용법을 익히고자 프로그램을 들여다보았는데, 예전에 사용하던 이미지 편집 보정 프로그램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어서 꽤나 놀랐다. 그리고 역시나 가장 놀라웠던 것은 AI의 도입이었다.
여기에 올린 사진의 원본에는 저 여성을 촬영하는 다른 사람이 앞에 서 있었다. 나는 그 촬영자의 뒤에 위치한 벤치에 앉아 쉬고 있다가 나무 아래 한복을 입고 포즈를 잡고 있는 여성에 포커싱을 맞추고 촬영을 했고, 집으로 돌아와서 라이트룸의 AI 기능을 통해서 사진기를 들고 촬영을 하고 있던 사람을 지웠다.
내가 굳이 이 보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누군가 아주 자세히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이 사진이 이런 후보정을 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정말 너무 감쪽 같아서 놀라기도 잠시, 뭐랄까 죄책감 같은 것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노출 정도의 보정이 아니라, 사진에 찍혀 있던 피사체를 지워버린 것은 사실 마땅하지 않은 일이기는 하니까 말이다. 만약 이 사진이 보도용 사진이었다면 금기시 되어야 할 행위를 한 셈이다.
처음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던 2001년에는 아직 디지털 카메라 보급이 되기 전이었다. 필름을 사용했고, 현상한 필름을 스캔하여 웹에 올리던 시절이었다. 당시 필름 스캔을 하고 이미지를 웹에 올리기 전에 후보정을 하는 것에 대한 찬반 논쟁이 꽤나 활발하게 벌어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미 나온 결과물에 대해 후보정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인위적인 개입“을 통해 처음 촬영 당시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물을 즉흥적으로 재생산한다는 것에 방점이 있었다.
어떤 생각인지 이해는 되었다.
개인적으로 후보정을 무리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사진을 찍는 전체적인 행위 자체를 생각한다면 후보정을 반대하는 이들의 항변(?)에 모순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했다.
이유는 이러했다. 촬영을 하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보정이라는 것에 깊이 개입을 하고 있다. 원하는 색감과 질감 표현을 위해 선호하는 필름을 선택하고, 필름의 감도를 선택하고,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설정하고, 조명을 사용하고, 렌즈에 필터를 사용하는 등등의 인위적인 개입들 말이다.
그러므로 이미 촬영자의 적극적인 보정 개입이 시작되는 행위 자체가 당연하게 들어서 있는 것이 사진찍기인데, 후보정 작업을 거치는 일만이 유독 더 적극적인 개입이라고 반대를 하는 생각에 쉽게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AI를 통한 보정의 개입은 생각할 부분이 많아 보이기는 하다. 변화는 엄청나게 빠른데, 이런 논의는 중시되지도 않고, 논쟁이 되지도 못하고 길가에 떨어져 바람에 뒹굴다 사라지는 가을 낙엽처럼 여겨지는 것만 같아 살짝 불편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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